새내기 연구 인턴의 2023 회고
2023을 돌아보며
지난 2023을 돌아보면, 참 많이도 돌아다닌 것 같다.
올해 초에 캐나다에서 귀국했고, 7월에는 포항으로 내려왔으며, 잠시 올라가있다가 인턴때문에 다시 포항으로 내려왔다.
아마 새해도 포항에서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
2023은 이벤트가 많았던 해다.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보며 2023년을 마무리 해보려고 한다.
1월부터 4월까지
- OPIc 취득 - AL
- TOEIC 취득 - 940
- TEPS 취득 - 444
- 포스코 빅데이터 아카데미 지원
사실 1월부터 4월까지는 귀국해서 한국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는 기간이었다. 그치만.. 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린 나는 이 기간동안 영어 시험들을 준비했고, 다행히 원하는 성적을 얻었다. 특히 대학원 지원시에 TEPS가 필요했는데, 시기상 한번에 패스를 해야했다… 그래서 무척 걱정했는데 운좋게 기준을 넘는 점수를 취득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세 시험이 다 한 주에 몰려 있어서.. 심지어 토익은 텝스 바로 다음날이라 정말 하나도 준비를 못하고 갔었다… 그래도 어학연수를 하면서 영어 실력이 늘긴 한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대학원 지원을 하면서 아카데미 지원도 함께했다. 서합을 하고 나면 시험과 면접을 치러야했다. 당시에는 비록 서류 합격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어학연수를 다녀오면서 관련 개념들이 약간 흐려진 상태라 합격 결과에 관계 없이 스스로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사전 학습 분량이 많아 계속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자습을 했던 것 같다.
5월부터 8월까지
- 포스코 아카데미 합격
- 빅데이터 분석기사 합격
다행히 포스코 아카데미 서류 합격을 하게 되어 열심히 면접 준비와 시험 준비를 했다. 면접 이후 빅데이터 분석 기사 실기가 있어서 실기 준비까지 병행하느라 조금 바빴던 것 같다. 시험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당황했던 기억과, 면접에서 빅데이터 분석 기사 실기 공부도 하고 있다고 어필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ktx도 처음 타보고, 포항도 처음 가보는 곳이라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씩씩하게 하루만에 포항과 인천을 왔다갔다 했다. (사실 조금 힘들었다)
아직도 포스텍 테라로사에서 면접을 마치고 차를 기다리는동안 첫 끼니를 해결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까지는 이렇게 오래 포항에 있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아카데미를 합격해 7월 중순부터 포항으로 내려가게 되었고, 정말 하루에 3~4시간씩 자면서 프로젝트와 과제를 병행했던 것 같다. 7월과 8월은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바빴다. 혹시 아카데미에 지원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시길 바란다. 그러나 얻는건 정말 많다. 교육부터 사람까지.. 조장이었는데, 좋은 조원들을 만나 정말 행운이었다.
9월부터 12월까지
- 포스코 아카데미 프로젝트 최우수상 수상
- 개인 우수상 수상
- 인공지능연구원 인턴 합격
- 인턴 연장
9월 말이 아카데미 수료였는데, 운이 좋게도 프로젝트 최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조원들의 팀워크가 이렇게 중요하구나를 느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준 조원들에게 감사했다. 아직도 밤을 새던 나날들이 생각난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정말 큰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런 경험은 진짜 어디에서도 다시는 못 해볼 것 같다.
그리고 개인 우수상도 받았다. 사실 아무 기대도 안했었는데 정말 얼떨떨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카데미 기간 내내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려고 노력했었는데, 그게 빛을 볼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인공지능 연구원 인턴도 합격했다. 사실 교육을 지원한 이유가 크게 두 가지였는데, 그 중 하나가 인공지능 연구원 인턴 기회였다. AI 쪽으로 가고 싶은데 학부생 신분으로 연구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았고, 포스텍 인공지능 연구원이라면 정말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아 간절함을 담아 지원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삼성 서류도 포기하고 지원했었다..) 수료날 짐을 챙기고 올라가면서 문자로 결과 발표가 나와서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했는데 합격이라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원래는 12월 15일로 끝나는 일정이었지만, 부탁드려서 연장이 가능했다.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포항에서 집을 단기로 구하기가 힘들어서.. 원하는 기간만큼은 하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
2023 1월의 나와 12월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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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익숙해졌다.
- 사실 이건 최근 2개월 사이의 변화이긴 하지만.. 고작 몇 편 읽었다고 익숙해진 게 신기하다. 처음에는 논문 하나를 읽는데도 하루가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대충 짧은 시간 내 어떤 내용인지는 파악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논문 리뷰 방법 글들을 보면 쓰는 단어들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했었는데, 이젠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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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실력이 성장했다.
- 작년 상반기 회고 글에서, 코드를 까먹은 것 같다고 썼었는데.. 우선 아카데미를 하면서 완전히 감을 되찾았고, 이후 인턴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아카데미에서도 파이썬을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인턴을 하면서는 나는 파이썬의 ㅍ자도 몰랐구나 라는 것을 많이 배웠다. 일명 ‘파이써닉하다’ 라는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객체지향 개념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 또 코드를 읽는 실력도 늘었다. 처음에는 얽힌 실타래같고 이해가 안갔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아직도 남이 쓴 코드를 분석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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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AI는 이런거구나를 배웠다.
- 인턴을 하면서 접한 AI는 아카데미 때와는 비교도 안될 수준이었다. 처음 들어가서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폴더 안에 py파일이 몇개며 서로의 상속 관계며.. 클래스와 프로토콜 등등.. 파일을 타고 타고 들어가다보면 어지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직접 코드를 짜고 패키지화도 해보고 라이브러리도 만들어보면서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 장족의 발전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가르침을 주신 사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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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가 적성에 맞다는 걸 깨닫고 있는 것 같다.
- 사실 이 곳에 와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나와 연구는 맞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사기업에서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 더 적성이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해보니 재미있다. 원래 관심있었던 도메인이라서 그런지.. 그래서 더 장기적으로 일하지 못하는게 못내 아쉬운 것 같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이거에 대해선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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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꼼꼼하고, 체계적이어졌다.
- 아무래도 연구를 하다보니 조그만거라도 허투루 넘어가면 안 된다는걸 몸소 느꼈다. 물론 이전에 머리로도 알았지만, 지금은 체감이 된달까.. 사실 꼼꼼하지 못한 성격이라 생각해서 더 연구가 적성에 맞지 않을거라 생각했던건데, 나는 내 생각보다 꼼꼼했다 (?) 지금도 그냥 나도 모르게 음 이러이러해서 넘어가는구나 하고 넘길때면 아차 안되지 다시 꼼꼼히 보자, 하고 습관을 들이고 있다. 이렇게 하니 그동안 알고 있다고 생각한 개념도 다시 보게 되고, 이전보다 제대로 알게 된다. 생각보다 안다고는 하는데 이게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가능한 수준이 아닌, 그냥 내 머릿속에 뭉게뭉게 그려지는 정도의 지식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지반이 튼튼해야 좋은 건물이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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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가 정말 중요하다.
- 대충 아는 지식은 쓸모없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코드를 작성할 때도 이게 어떻게 돌아가게되는지 알아야한다. 주먹구구로 대충 끼워맞추면 안된다. 이를 위해 다시 제대로 공부를 하고있다. 참 AI라는 분야는 파도 파도 끝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특히 더 왕도가 없는 듯 하다. 앞으로의 목표는 파이썬을 좀 더 딥하게 파기, 딥러닝에 대한 fundamental한 지식들을 완벽히 정립하기이다. Fluent Python이라는 책을 샀다……..
새해 목표
새해에는 스스로 확신을 갖고 어떤 루트로 가야할지 정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적어도 상반기 안으로.. 지금 고민이 참 많기 때문이다. 최적의 루트로 최고의 효율을 누릴 수 있길 바라고있다. 이에 관해서는 새로 글을 작성해보면 좋을 것 같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 글을 쓰면서 지난 2023을 돌아보니 감회가 참 새롭다. 사실 2023년을 치열하게 보냈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중간중간 즐거운 기억들이 많아서 그렇지 여전히 바쁘게 후회없이 잘 산 것 같다. 회고를 작성하길 잘했다! 올 한해도 수고했고, 내년도 올해처럼, 아니 올해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