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반기 회고
왜 회고를 지금 해요?
조금 빠르지만 올해 상반기 회고를 작성하려 한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상반기는 출국 준비와 현지 적응으로 바빴다.
그리고 아무래도 한국에서보다 너무 느슨해져서, 마음을 다잡고 상반기 남은 한달이라도 알차게 다시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노트북을 켰다.
지금 내가 있는 곳과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며
사실 지난 5개월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현지에 적응한다는 명목으로 이래저래 보낸 것 같다. 그래서 정신 좀 차리려고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있다.
오기 전에
- 오기 전에는 비자 관련 서류들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각종 등본, 잔액증명, 소득증명, 범죄기록회보서 등 관광이 아닌 학생비자로 가려니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해외에서 쓸 물건들도 미리 준비하고, 이민가방 등도 샀다. 보험도 들고 유심도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중간에 코로나도 걸려서(…) 2주는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 붙어있었다. 비록 일년이지만 그동안 못 볼 그리울 얼굴들도 미리 만나고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영어 공부도 했다! 바빴지만 즐거운 추억도 많이 생겼던 3개월이었다.
이 곳 생활
- 최근 드디어 집을 구했다. 지금 사는 홈스테이는 거리가 너무 멀고 근처에 아무것도 없어서 뭐라도 하려면 또 맘먹고 나가야하기때문에 내가 원하는 해외 생활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거의 집만 보러다녔다. 보통은 홈스테이에 한 달 정도 살고 쉐어하우스를 구해서 나간다던데, 나는 2달이나 걸렸다. 장기간 펜데믹으로 인해 룸렌트 사업자가 많이 캐나다를 떠난 상태에서, 상황이 완화되어 워홀러와 어학연수생, 유학생들이 쏟아지다 보니 높은 수요에 비해 낮은 공급으로 방도 없고 시세도 엄청나게 올랐다. 이 돈이면 한국에서 좋은 오피스텔 월세로 혼자 살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는 그냥 쉐어하우스 방 한칸 값.. 사실 방 구하느라 지난 2개월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정말 틈만나면 한인 커뮤니티를 새로고침하고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고… 키지지랑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까지 올라오는 모든 글을 다 본 것 같다. 매일매일 집을 보러 다녔다. 무슨 부동산 중개인 된 줄 알았다. 덕분에 토론토 지리는 완벽 습득한듯. 그렇게 보러다니고 오면 너무 지쳐서 밥먹고 숙제하고 잠드는게 일상.. 그래서 더 다른걸 할 여유를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건, 이런 노력 끝에 정말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원하던 집을 구했다! 이제 한 숨 돌리고 다른 것도 차차 손대보려고 한다.
- 여기 오기 전에 유학원 원장님이 무조건 많이 나가서 놀고 영어로 많이 말하라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행아웃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레 혼자 있는 시간이 줄어서 공부할 시간이 줄게 된다. 보통 행아웃하면 파티가 많아서 술을 먹기 때문에..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한국처럼 방에만 있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중이다.
- 브이로그를 시작했다. 이 곳 생활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다. 그리고 최근에는 영어 자막 달기를 도전하고 있다. 영어공부까지 되니 일석이조로 느껴진다. 그치만 속도는 더뎌졌다.
책
- 학원 다닌지 2주 쯤 되었나. 선생님이 읽는거 좋아하냐고 해서 무심결에 끄덕였다. 그랬더니 책을 주셨다. 감동받아서 주신 책을 꼭 일주일 안에 전부 읽어야지라고 다짐했었는데, 어쩐지 두 달이 지나도록 책장이 넘어가지 않고 있다. 영어책이라서 그런지, 직접 고른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 알 수 없다. 확실히 한글이 아니고 영어다보니까 속도가 더 안 나는 것 같긴하다. 지금 데이터 관련해서 여러가지 책을 읽어보려고 계획하는 중인데, 여기서 영어 원서로 구매할지 리디북스를 통해 한글 번역본을 e북으로 구매할지 고민하고 있다.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공부법을 적용해볼까 하는데, 그러면 원서와 전자책 둘 다 구매해야한다. 돈 낭비가 되는 건 아닐지 고민이다. 참고로 추천받은 공부법은 영어로 글을 읽고 한글로 번역해보기. 단, 정말 한글자 한단어 번역이 아니고 한 문장을 읽고 스스로 이해한 뒤 rephrase 해야한다.
운동
- 한국에서는 필라테스를 했었는데, 여기서는 어떤 운동을 해야할 지 고민이다. 동일하게 필라테스를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갈비뼈 올리고 승모근 내리고 골반 바르게~ 따위의 말을 영어로 알아들을 자신이 없다… 그래서 런닝을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요즘 계속 비가 와서 고민이다. 아무래도 이사간 후 근처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여기는 근처에 아무것도 없다…
공부
- 코딩을 한동안 손에서 놓았더니 확실히 감이 많이 떨어졌다. 어떻게 다시 감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캐글 필사가 생각났다. 효과가 궁금해서 후기글을 찾아봤는데 딱히 보이지 않았다. 근데 뭐.. 일단 해보려고 한다. 해보고 별로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지 뭐. 최근에는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아 효과있을까? 시간낭비 아니야? 하는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모든 경험은 배움이 있는 법이니까, 일단 해보기. 다른 사람들이 비추천해도 나에게는 잘 맞을 수 있다!
- MLOps World 컨퍼런스 티켓을 구매했다. 감사하게도 성윤님이 알려주셔서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한국에서도 가보지 못한 컨퍼런스를 내가 가서 잘 알아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워크샵이 뭔지, 세션이 뭔지도 몰랐던… 티켓 값도 저렴한건 아니었어서 고민이 많았다. 학원도 4일간 빠져야하고.. 그치만 이렇게 큰 컨퍼런스를 그것도 해외에서 앞으로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아니지.. 그리고 못알아듣는다고 해도 공부하는데 있어서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 다행히 컨퍼런스 종료 후 녹음본이 최장 12개월까지 제공된다고 한다. 가서 열심히 듣고, 필기하고, 자극받아 와야겠다.
- 구글 머신러닝 부트캠프를 신청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아무래도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할 것 같은데 그럼 여기서 보내는 시간을 뺏길까 싶고.. 또 기업 토크도 시간대가 안맞아서 참여하지 못하니까. 지금은 신청 안 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긴 한데.. 내년에 한국 들어가면 신청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하나가 더 늘어버렸다.
글또
- 글또 7기를 다시 신청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글감이 없다는 것… 6기에서는 그래도 학교도 다니고 있고 해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여기 생활과 영어에만 집중하고 있다 보니 글감이 너무 문제다. 그치만 이것도 생각을 전환하기로 했다. 애초에 여기 있으면서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시작한 글또이니, 글감을 만들면 된다. 우선은 컨퍼런스 다녀와서 글감 여러개를 보충해두고, 데이터 관련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캐글 필사가 끝나면 개인 프로젝트도 도전할 예정..!
- 이사가고 나면 헬또 시작할거다.
영어
- 요즘 항상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영어가 늘었나? 사실 첫 한달은 엄청난 향상을 몸소 느꼈었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못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다른 스킬에 비해 스피킹 스킬이 좋지 않았다. 인풋이 있는 상태에서 한달동안 아웃풋을 연습하니 많이 늘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어 정체기가 온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는데,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웃기게도 토론같은 학술적인 말하기보다 일상적인 대화가 더 어렵다. 다행인 점은 이사가는 집 룸메이트분이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하셔서 영어로 말할 기회를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 요즘 읽었던 글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영어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딕테이션이라고 했다. 그래서 딕테이션 할만한 것들을 찾아보고 있다. 테드나 뉴스같은 교육적인 컨텐츠가 좋을지, 드라마 같이 일상적인 컨텐츠가 좋을지 고민이다.
-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쉐도잉같다. 근데 사실 컨텐츠 선정부터 쉽지 않다..
지금 가장 빨리 해야하는 것은 코딩 감 잡기..이다. 아무래도 몇개월간 손을 놓았더니 전부 까먹어버렸다…
하반기 목표
위 내용을 토대로 6월과 이번 하반기 목표를 정리해보았다.
데이터 관련
- 개인 프로젝트 시작
- 코딩 감 잡기
- 캐글 필사 완주
자기계발
- 2주에 책 한 권
- 매일매일 쉐도잉(단 5분이라도..)
- 주 3회 운동
- 주 1회 유튜브 업로드
- 루틴 만들기
꼭 매일매일 하자 생각하니 더 하기 싫어지는 것 같아서, 예전에 조언들었던대로 하루가 아닌 1주 분량으로 생각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리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예를 들면 주말 점심식사 후엔 무조건 1시간 독서 등..
그냥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니까 미루게 되는 것 같다.
1주일 계획을 4번 성공하면 한달이 되고, 그걸 12번 해내면 일년이 된다. 꾸준히 해보기!
글을 마무리하며
이 글을 쓰면서 내 지난 5개월을 되돌아보게 됐다. 사실 은연중에 스스로도 많이 한 생각들인데, 글로 쓰는 거랑 생각만 하는거랑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이래서 다들 회고를 하시나보다. 쓰고나니 아직 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있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간 사용 문제가 제일 힘들다. 어떻게 분배해야할지 감이 안 잡혀서.. 그러고 뒤돌아보면 이미 시간 낭비 한 뒤.. 지금부터라도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습관화해야겠다. 남은 7개월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